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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서울독립영화제 [중경] 상영 후 장률 감독과의 대화

 



장률 감독의 첫 인상은 마치 옆 집의 친근한 아저씨 같다. 그러나 그의 영화 속에서 우리는 순간 순간 날카로운 감독의 시선을 발견 하는 것 같은 감각을 경험하게된다. 장률 감독을 수식하는 대부분의 언어는 '경계인'이라는 쪽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경계가 아닌 경계의 안 쪽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장률의 영화를 보면서 어떤 마음의 떨림, 혹은 매혹, 혹은 어떤 종류의 슬픔, 여하간 그런 감정들을 느꼈다면, 그 때, 우리는 깨달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나 역시 '경계인'이라는 것을.

(12월 13일, 서울독립영화제의 장률 특별전 중, <중경> 상영 후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를 기록했다. 대담은 장률 감독 본인의 말투에 최대한 충실하게 담아냈다. 중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한국어는 어느 정도의 '변환과정'이 필요한 만큼, 장률 감독의 말투에는 독특한 쉼과 공간이 있다. 그 부분을 최대한 살렸다. 조금 말투가 이상하다 생각되더라도 꼭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김시원 (중국어 통역, 영화 평론가) : 서울독립영화제는 처음이신가요? 느낌이 어떠신지요?

장률 (이하 장) : 가벼운 질문? (서울독립영화제는) 처음입니다. 처음인데 (제가)모르는 영화를 틀어주고, 저에게 반성할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영화 찍는건 반성하라고 찍는것 같아요.

김 : 감독님의 작품을 보러온 관객분을 만난 느낌은 어떠세요?

장 : 좋다고 이야기 해야겠죠. (웃음)

김 : 기억 나시는 것은?

장 : 많습니다.

김 : 너무 답이 짧으셔서. 제가 먼저 궁금한 몇 가지를 질문할 거구요. <사실>과 <중경>을 관련지어서 다른 영화들도 질문해 가겠습니다. <망종>도 보신 분들 있을거고, <중경>, <이리>, <경계>까지 쭉 보셨을 텐데. 저는 한 가지 공통되는 장면을 떠올렸어요. 사람들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길거리를 단체로 지나가는 장면이 있죠. <망종>에서 부채춤, <이리>에서도 그리고 <중경>에서도 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행진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을 어떤 의미로 집어 넣으셨는지요?

장 : 의도적이진 않았는데, 평론가 분들은 영화 속에서 뽑아내서 질문을 하니까 다른 건 없고요. 노래 좋아하고, 춤 좋아하고, 내 영화가 좀 지루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그걸 넣어서.

김 : 재미를 위해서였나요?

장 : 아까 반성이라고 했는데, 완전한 반성도 재미 없어서, 약간의 재미 요소로 넣었어요.

김 : <중경>을 보셨을 때 생각 했겠지만, 남성의 나체가 나오고, 거리를 나체로 걸어가는, 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찍으셨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그 남성의 표정이. 그렇게 슬픈 표정도 아니고 좀 당당하기도 한 표정으로 활보하는데. 어떻게, 왜 넣으셨는지.

장 : 그걸 찍을 때는 나는 안 힘들었고 배우가 힘들었던 것 같고, 그런데 좀 어떻게 보면 즐기는 거 같기도 하고. 그 배우가. 실내에서 벗고 찍는 장면이 있는데, 이 친구가 유명한 락 가수에요.유럽에서도 알려졌고. 영화 찍을 때 벗고 찍다가 컷 하면 스텝들이 옷 입혀주잖아요. 그걸 싫어해요. 준비 할 때도 계속 나체로 다니고, 여자 스텝들이 조금 불편해 하는 거 같은데. 후에는, 여자 스텝들도 개의치 않게 됐고. 그런데 제가 그렇게 당당한가. 그럼 거리에 한번 나가봐라. 즉흥적으로, 거리에 나가봐라 하니까, 사실 저는 거의 시나리오 없이 해요. 그 친구가 당당하다가 아무리 당당해도 두려움이 있죠. 그런데도 나가보겠다, 나가 보는데, 약속만 지켜달라. 나갔다가 경찰에게 잡혀 들어가면 보름내로 꺼내 달라. 보름 후에 유럽 공연 일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대답했죠. 대답했는데도 나도 자신이 없었죠. 보통 감독들이 좀 나쁘잖아요. 거리에 나갔는데, 옆의 차들, 지나가는 차들이 다 서고. 한 번찍고는 달아났어요.

김 : 무사히 끝냈네요.

장 : 운이 좋았죠.

 

 


김 : 감독님의 영화에서 남성의 나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장 : 왠지 그런쪽으로 질문을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김 : 그리고 아무래도 섹스나 성에 관련된 문제들을 언급할 수밖에 없는데요. 김씨도 마찬가지잖아요. 남성인데 이리의 폭발 사건으로 거세를 당한 남자 잖아요. 그 사건으로 중경까지 왔는데요. <중경>에서 <경계>라는 영화하고 연결되는 지점을 봤어요. 김씨가 '중경도 재미가 없어졌다'면서 몽골로 떠나겠다 말하고, 그 이야기를 하니까 쑤이라는 여자 주인공이 초원과 사막, 말 언어를 던지면서 이야기하는데요. 그렇다면 <경계>를 먼저 찍고 <중경>과 <이리>를 제작 하신 거죠. 그러면 경계에 대한 언급을 일부러 하신 것인지.

장 : 찍다가, 중경의 날씨가 8월 달이면 매일이 43도에요. 너무 덥고 바람도 없고. 이래서 어떻게 찍나. 이런 생각을 매일 하다가. 몽고 바람이 그리웠어요. (경계를 찍을 적에도) 마찬가지로, <경계>를 찍을때도 몽골에서 이거 어떻게 매일 찍나, 날씨 문제도 있고, 두달 있었는데 목욕 한 번 했으니까. 전기 없고, 물 없고. 이 영화 찍을 때 저 영화 생각나고, 사람이 살다가 계속 그런거 같아요. 그리고 요즘 거의 10년 됐는데, 영화에서 일중독 처럼 일 하다 보니까 작년에 무슨 기억이 난다. 영화 기억이 나잖아요. 그렇게 된거 같아요.

김 : 감독님 영화 보면. 주인공들이나 인물들이 다른 영화에서도 보이잖아요. <중경>, <이리>, <경계>까지 보면서 감독님의 영화들이 꼭 하나씩 연결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질문을 드렸어요.

장 : 다음엔 서울독립영화제 생각나서 또 뭔가 들어가겠죠.

김 : 어떤 부분이 들어갈지 기대가 되요.(웃음)

장 : 아주 놀란 것이 있어요. 제일 처음에 질문을 이제 와서 대답하는 거 같은데. 서울독립영화제에 왔는데, 어제인가 그저께인가 같은 시간에 <경계>를 하고, 한국 단편 영화들 몇 편을 했어요. 나도 <경계>를 오래 못 봤어요.그래서 잠간 볼까 하다가 (그냥) 단편을 봤어요. 다 보고 내가 정말, 잘 선택을 했다. 보통 영화제들 가보면 단편이 많잖아요. 미완성, 아니면 좀 실망할 적도 많아요. 그런데, 네 편 봤는데, 다 너무 좋아요. 기술도 좋고. 아주 완벽했고, 생각, 깊이 충분히 그 네 편이 다 장편으로 만들 수 있는 그런 생각 가지고 있는 감독들 같았어요. 그래서 단편을 다시 해볼까, 반성도 하고, 그런 생각도 했어요.

김 : <사실>이라는 영화도 몽고 초원에서 찍었나요?

장 : 네. 그건 <경계> 마지막 촬영 끝나고 보통 사람이 영화를 오래 찍으면 끝나는 날이 사람들이 좀 흐트러질 때가 있어요. 달리다가 갑자기 서 버리면. 그 모습이 좀 보기 싫(었)고 그래서 필름이 좀 남았어요. 단편을 하나 찍자. 필름이 한 캔 밖에 없으니까, 한 번에 성공해야 한다. <사실>에 나오는 남자배우. 얼굴이 나오지 않는. 홍두현 감독이라고 한국에. <11세>를 찍고, <노을소리> 찍고 같이 베니스에서 친해져서 이 친구가 <경계>에서도 출현 했어요. 창호 평양 사진 속 인물로. 그런데, 사진 출연 하고 개런티 안 줬어요. 아주 불만스럽게 이럴 수 있는가 함에, 개런티는 안 받겠고, 자기도 몽골을 한 번 가고 싶다고 . (그런데) 피디가 잘못했죠. 그 때 개런티를 조금 줘도 되는데, 몽고까지 그 여비가 더 들고, 빈둥빈둥 옆에서 노는데, 괘씸한 생각도 들고, 그러면 단편에 출연해라. 좋아하는 겁니다. (그런데) 꼴보기 싫은거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얼굴을 절대 내주지 않았죠.

김 : <중경>도 그렇고 <당시>에서도 벽이 많이 등장해요. 아파트 공간의 프레임의 반은 벽 아니면 문이 등장하고, <망종>에서도 문을 넘어서 주인공들이 있는데, <중경>에서는 그 장면이 많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반을 차지하고 딸은 끝에 살짝 보이는데요. 마치 아버지의 프레임을 딸의 젓가락이 침범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왜 벽이 자주 등장할까요.

장 : 우리 사는 공간에 어디에나 벽이 등장하죠. 평론가들은 항상 영화안에서 벽의 의미를 묻는데, 실제 현장에서 찍을 때에는 그런 생각 못 해요. 카메라를 잡을 때 이렇게 잡으면 일관성이 있다. 보기 좋다. 감정이 흐르는데, 그렇게 잡아야겠다. 그 안에 뭔가 이유가 있겠죠. 그 이유가 감독이 말하는 것 보다. 평론가들이 말하는 게 훨씬 정확해요. 거기에서 정확하다는 건 알고 그런 게 아니라. 아버지와 딸의 모습. 그거 카메라를 잡을 적에 촬영 감독이 싫어 했어요. 왜냐고. 조금 이상하다. 그래서 내 카메라 이렇게 잡아 놓고. 너 모니터에 앉아서 딸과 아버지 행동하고 감독 자리에 앉아서 봐라. 한참 보는데, 재밌다는 거에요. 그 친구도 평론가 아니니까 이유는 말 못하지만, 그 느낌이 좋다. 그런 영화 한 장면의 느낌이 좋다 해서 연결이 되서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있으면 이 작품이 크게 흔들리지 않아요. 그런 일관 성이 있는가 없는가. 그건 감독과 스텝들이 호흡을 맞춰서 어떻게 하는가. 그 뒤의 이유는 평론가들이 말씀해 주시고….



관객 1 :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뵜는데요. 가장 궁금한 거는요. 대학교 계셨고, 소설을 쓰셨고, 안정되고, 월급쟁이 잖아요. 계속 소설을 쓰시고 학교에서 샐러리맨 생활로 자신의 뭔가를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영화를 찍게 되셨느지요 ?

장 : 아픈 데를 찌르셨네요. 솔직히 말해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사람이 질서있게 살다가 정신이 나가버릴 때가 있는거, 중경의 남자처럼 다 벗고 나가는거. 그 이유를 모를 겁니다. 지금은 조금 후회해요. (웃음)

김 : 문학을 하셨는 데요, 소설이나 원작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꽤 많잖아요. 그런 것은 관심 없으신지.

장 : 그렇게 한 거 없고. 아직까지 그 생각이 없고, 어느날 정신이 나가 그럴 수 도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김 : <당시>를 삼부작의 첫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그 계획의 진행은 어떻게 되시는거에요?

장 : 그것도 많이 후회 합니다. <당시>를 찍고, 당시, 송사, 원곡, 이렇게.., (그런데) 그 때 인터뷰에서, 사람이 욕심이 있잖아요. 이 제목 저 제목 다 차지 하는거. 그렇게 해 놓고. 지금까지 해야 할지 하지 않아야 할지. 돌아가서 고민하겠습니다.

관객 2 : 경찰관이 쑤이에게 엄마를 닮았다고 하는데 진짜였나요?

장 : 저도 궁금한데, 현장에서 그렇게 (즉흥적으로) 요구 했어요. 그랬더니 배우들이 이유가 있어야 되지 않는가 감독들이 보통 현장에서 생각난걸 이유를 준비해서 못해요. 이유 있는 척도 하고 하는데, 다른 이유를 댄 것이 아니고 이상하게 어머니를 닮았다 하면 꼭 감정이 이상하게 가요. 그러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그래서 그 안에 여자 주인공이, 앞의 누구를 닮았다 하니까. 보통 남자들의 작전 ? 그렇다고 하는데, 그 질문과 전혀 반대로 어머니라면 그 말에. 쑤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분석해서 대답할 텐데. 이 남자가 그걸 깬거죠. 그러면 이게 의도적인가, 남자가 너무 고단수는 아니고, 그 인물도 그런 생각이 아니고 진짜 어머니를 닮았다. 이렇게 믿고 싶습니다.

관객 3 : 특별전에서 한꺼번에 봐서 기쁩니다. <중경>을 세 번째 봤습니다. 가장 인상적인게, 딸이 엄마 무덤에 가서 휴대폰을 두고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라는 장면의 설정은 왜 인가요.

장 : 무덤의 그 장면도 감독들이 영화현장의 진실을 이야기하면 다 실망합니다. 재미가 없는건데. 사실은 그 장면을 찍을 적에 그 대사나 그런게 없었어요. 무덤에 가서 이렇게 그걸 찍고 대시는 생각을 아직 못했는데, 그 배우가 그날 조금 집중력이 떨어진다. 휴대폰 가지고 노는 거에요. 괘씸하기도 하고, 그럼 저 휴대폰을 지금 내 영화가 아니라 휴대폰에 집중하는거 같아서. 휴대폰을 넣어서, 배우의 집중력을 영화에 돌려보자. 생각해 보니까. 거기에 가서 누구에게 전화할 것 같은가. 생각하니까. 어머니와는 직접 얘기 할 수 있고, 그럼 아버지는 어떻게 대화하는가. 그래서 그 대사를 하자. 이 배우가 갑자기 집중력이 생기는 거에요. 눈물도 글썽하고. 이상하게 감동된다는 거에요. 그럼 집중해서 찍자. 이렇게 됐죠. 평론가께서 그렇다시면 맞습니다.

 

 


김 : <경계>에서는 핸드헬드 였어요. 다른 영화와 달리 그렇게 하신 이유는 있나요.

장 : 몽골에 가서 시각 경험 때문인데, 서울에서는 약간 흔든다면 꼭 물리적으로 지진이 온거 같은데, 초원이나 사막, 아무 참조가 없는 허허 벌판에서 서 있을 때 지평선 밖에 보이지 않을 때는 그렇게 되요. 대다수 사람들이 거기 가면 약간 흔들려요. 몽골 사람들은 흔들지 않을 수 있어요. 이런 공간에 살다가 지평선만 있는 공간에 갈 적에는 그 변화에 의해서 흔들리게 되요. 좀 민감하겠죠. 처음 부터 마지막까지. 그 360 도 도는 장면은 고정했는데, 촬영 감독이 질문하잖아요. 순희, 창호, 이 두 인물이 그 땅에 왔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도 나 처럼 이런 감각이 있을 수 있고, 또 그사람들은 나 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더 흔들릴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처음 부터 마지막까지 들고 찍었고. 촬영감독이 자기 몸이 좋다고 과시해요. 조금 까불어요. 그러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번 들고 찍어봐라. 그래서 그 친구가 허리도 좀 지금까지 (좋지 않죠.) (웃음)

관객 3 : 사천 땅에 대한 관심들이 많은 거 같아요. 옛날 중국 영화에서도 시골 여성들이 성공해서 금의환향하는 것도 있었는데, 중경이라는 도시의 이미지의 전후 변화는? 왜 중국 영화감독들이 서쪽 땅에 대한 관심이 많은지요.

장 : 중경을 선택한 이유는 먼저 <이리>를 계획 했어요. 이리가 대조되는 중국의 도시. 이리는 가보면 되게 작은 도시입니다. 그럼 그 반대로 제일 큰 도시. 이리는 인구수도 아주 작어요. 이리 가보니까 인상 깊은게 시나리오 작업 할 적에. 숙소에서 일곱시 여덟시에 나가면 거리에 사람이 없습니다. 여기 명동과 반대로. 뭐라고 해야할까. 외롭고 고독한 감정이 있고 중경이라는 도시는 중국의 인구가 제일 많은 도시에요. 3천만이 되요. 그런데 사천 사람들이 매운거 좋아합니다. 한국 사람들 먹는 고추는 고추도 아니에요. 너무 심하게 먹는데, 그렇게 심하게 먹는 사람들 성격은 어떻겠어요. 먹는것과 성격이 관계 되는데, 사람들 성격도 급하고 하는데, 금방 폭발할 거 같은, 겉 보기에는 그래요. 그런데 실제 사람들 맘에 들어가 보면, 이리와 같은 부분이 있어요. 외롭고 고독하죠. 똑같이 사막 같아요. 그 많은 사람들 사는 도시가 사막같고, 이리도 사막 같고. 그런 대조되는 그런 부분을 찾았고. 지금 중국의 서쪽 땅의 중심입니다. 중국 30년 개방에서 동부지역, 남쪽, 바다 옆의 이거는 격정시대를 넘었고, 지금 제일 격정적인 도시가 중경입니다. 사천성이고, 그래서 그 쪽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이 그 쪽으로 많이 가는거 같고. 그런 이유인 거 같아요.

관객 4 : 쑤이라는 여자 주인공이 중경 출신이 아니죠. 외모가 아닌거 같은 데요.

장 : 베이징 출신이고, 그런데 중국으로 들어가 보면 북경에서 보면 서남쪽 남쪽 사람들도 많이 살아요. 쑤이가 건너간게 아니고, 할아버지 할아버지 때 분방에서 갔다던가. 그런게 많은데. 제가 지금 억지로 이유를 만들고 있어요. (웃음) 쑤이(역할의 배우)가 중경말 못해요. 아무리 공부를 해도 그 지방사람 들이 들으면 전혀 아니라고 하죠. 제가 서울말 흉내 많이 내지만 절대 아니다 하잖아요. 이렇게 생각하는데, 보통 영화에선 그거 계속 공부(연습)시키잖아요. 반대로 다른 방법을 찾았어요.

관객 5 : 시나리오를 다 준비하지 않고 시작하신다고 하셨는데, 감독님은 어느정도 준비 단계에서 시작이나 엔딩, 캐릭터만 준비하시는지, 배우들에겐 어느정도 시나리오나 트리트먼트가, 그리고 투자자에게는 어떻게 설명하시는지, 그리고 디지털과 필름 매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장 : 시나리오를 안 쓰는 건 아닙니다. 투자를 받으면 시나리오를 꼭 보니까. 그 시나리오가 현장에서 전혀 달라요. 스텝들도 원래 시나리오로 준비하고 가서 모든 장면을 다시 하니까, 2 ~ 3 일은 황당해 해요. 그 후에는 포기하죠. 할 대로 해라. 사람이라는 게 습관을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한데, 제가 처음 부터 나쁜 습관을 들였어요. 경제적으로 계획 있게 소통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 습관대로 나가는데, 이게 되게 모험적인, 깨지면 완전히 깨져버리죠. 근데 그렇게 습관이 되면 모험에 빠져버려요. 요즘 반성 많이 하는데, 어떻게 나도 계획 있게 해 보자 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게 반성해서 철저히 준비해서 들어가면 훨씬 더 좋을 거 같고. 내 식대로 나가다가 한 번 잘못되면 끝장이죠. 영화도 못 찍고 그럴 수 있는데. 스텝들이나 배우들에게나 미안한 감정이 많아요. 사람이 미안한 감정이 많다는 건 어떻게 말하면 빚을 많이 진 사람. 많아지면 무감각 뭐 그렇겠지 하는데. 계속 고민중이에요. (웃음)

디지털과 필름에 대해서는 처음에 35mm 찍고 필름을 찍으니까 거기에 빠져서 그 필름의 감각을 계속 찾게 되고, 당시를 찍을 적에도 PD150이지만, 계속 찍으면서 그 생각을 해요. 마지막 상영할 적에 계속 필름 쪽에다 맞춰요. 잘 맞춰지지 않는데. 요즘은 그게 맞는가, 디지탈의 미학 이랄까요. 뉴욕에서 중국 영화를 링컨 센터에서 몇 편을 했는데, <중경>과 <이리>를 같이 상영했어요. 그리고 콜럼비아 대학에서 세미나를 했는데, 젊은 감독들, 디지털만 찍는 감독들이 저보다 훨씬 당당해요. 마지막 상영의 평가가 어떤가, 이런건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집의 텔레비전으로 보면 괜찮은데, 큰 화면으로 보면 단점이 보이는데, 그걸 당당하게 생각하는데, 나는 그런 근심이 있어요. 내가 늙었지 싶고. 모든 영화인들이 그런 고민을 하고, 그런 과정에 있는거 같아요. 찍어보니까, 일단 디지털로 찍으면 편하고, 투자자도 좋아하고. 돈 절약되니까. 감독마다 필름이나 디지털을 찍겠다 서로 다른데, 저는 좀 왔다갔다. 그렇게 할 거 같습니다.

 

 


관객 6 : 영화 잘 봤습니다. 영화에서 소통의 문제가 제기 되는 거 같은데 쑤이와 아버지의 관계를 보면, 쑤이는 북경어를 쓰고 아버지는 싫다고 하고. 대화로 소통하는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데요. 현대화 되는 중국사회의 외로운 개인을 보여주면서 다른 방법의 소통을 보여주는게 궁금합니다. 그리고 인터내셔널가가 울리는데 다섯명 정도가 문제 제기를 하는데, 두 명의 여인이 있고. 한 명은 매매춘 여인인데. 쑤이가 손을 잡는데, 개인의 문제와 집단의 문제는 어떻게 제시되는지 궁금합니다.

장 : 한국말도 길게 들으면 어려워요. 소통의 문제가 어떻게 보면 세상의 사는 사람들이 모든 문제가 소통에서 생기는거 같습니다. 소통이 잘 안되고, 왜곡되고, 그 중에서도 영화인들은 더 좀 답답한 사람들이에요. 답답한 사람들이 더 소통하고 싶어하고 소통을 하는데, 그 안에 쑤이 아버지와 쑤이가 한 집안에서 살지만, 서울이라면 같은 서울 말 쓰는게 기본 소통인데, 근데 갑자기 딸이 경상도 말을 해 봐요. 소통이란게 같은 방식으로 소통하는건데. 중경말은 제가 들어도 못 알아 들어요. 중경 노인들은 베이징 말을 잘 못알아듣고. 잘 못하는 사람도 많고. 쑤이가 어떻게 보면 편하게 해야 소통이 잘 되잖아요. 거꾸로 불편하게 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집을 떠나는데 전혀 다른 이유를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너 그 개똥 같은 북경 말이 지겨워 나간다.' 이런 이유를 찾을 때 소통의 방식을 질문하잖아요. 인물들의 소통 방식이 왜곡되고, 변태적이고, 어떤 인터뷰에서 그런 말도 했어요. 무슨 말인가 하면, 제가 제 영화를 언어에 대한 영화라면 좋겠다. 이런 말도 했어요. 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할 수 없었어요. 배우가 아무리 해도 중경 말을 못하는데, 그럼 어쩔 수 없으니까. 설정을 바꾸자. 그러다 보니까, 그 안에 숨어 있는 감정, 소통의 왜곡 같은게 더 잘나올거 같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시고 평론가들이 말하면 재밌는데, 사실 과정을 말하면 재미 없지만, 사실이 또 그래요.

인터내셔널 가를 부르면서 거리를 행진하는 것도. 사실은 촬영팀이 묵은 호텔 앞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들이 데모 같은 걸 해요. 그런데 데모를 해도 한국의 데모를 몇 번 봤는데 교통이 마비되고 격정이 있어요. 어떻게 보면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근데 중경의 데모는 너무 고독한거, 아무 재미없고. 묵묵히...갑자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고독하게 혁명 노래를 하든지. 어떻게 보면 연극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그 연극을 보지 않아요. 그게 참 이상하고. 우리고 거기서 찍고 하니까. 풍경으로 담아냈는데, 중국의 현대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이 풍경 속에서 다 나오죠.

 

 

 

2009.12.14
양석중(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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